4월, 유난히도 햇살이 따스하던 날, 아이들은 저마다 장화와 장갑을 챙겨 삼삼오오 텃밭으로 모였습니다.

처음에는 벌레가 많다며, 흙과 돌을 만지는 걸 꺼리던 아이들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흙과 풀, 물과 바람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땅이었지만, 아이들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고랑이 생기고, 울타리가 만들어지며
조금씩 ‘아이들만의 작은 텃밭’이 모습을 갖춰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작물을 심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고른 작물의 이름표를 들고 서로가 만든 고랑에 정성껏 심으며 기대에 찬 표정을 지었습니다.
매일같이 물을 주고 살피며, 작은 손으로 부지런히 가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의 사랑과 정성을 가득 머금은 작물들은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저마다 예쁜 모습으로 자라났습니다.

“선생님, 이건 제가 키운 상추예요!”
자랑스럽게 작물을 들어 보이는 아이의 얼굴엔 햇살보다 더 환한 미소가 피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텃밭엔 푸르른 작물보다 더 소중한 추억이 자라나는 듯 합니다.

이번 텃밭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고,
함께 땀 흘리는 경험 속에서 협력과 배려를 자연스럽게 익혔습니다.
아이들의 작은 손으로 가꾼 텃밭은, 앞으로도 계속 자라날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 줄 것입니다.